중국

명치 끝에 느껴지는 아릿함...이런 맛에 여행은 떠나는 것...

하피즈 2009. 10. 29. 13:43

 

타클라마칸 사막의 일몰, 호양나무

 

세상에 가장 행복한 곳...

5불당 횐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론리 플래닛 발행인 토니 휠러는 공항 대합실이라고 했지요.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는

설레임, 긴장 그리고 가슴을 저며오는 아릿한 여수...

이런 모든 것들의 떠나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또 돌아오는 길목에서 느끼는 아릿한 무엇도 있습니다.

오랜 여행 후의 여독을 배낭에 담고 집으로 가는 길이지요.

전 지금 그 어둡고 쓸쓸한 길목에서 서성대고 있습니다.

6월 중순 시작했던 여행의 끄트머리를 베이징에서 맞이하고 있지요.

앞으로 3시간 뒤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공항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늦은 저녁 한국에 도착하겠지요.

토니휠러는 떠나는 길의 공항 대합실만을 그린 듯합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의 공항 대합실도 그에 못지않은 행복의 뒷모습을 가지고 있지요.

 

오랜만입니다. 오불당 횐 여러분...

저를 아시는 분도 있고 대부분은 모르실테지만...

오랜 잠수 끝에 떠오른 느낌입니다.

길다면 긴 여행을 떠났고 지금도 여행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의 길목이었던 유월의 어느 날 한국을 떠나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스페인에서 두 달간 머물렀습니다.

한 달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타오르는 지중해의 태양과 싸워야 했고

나머지 한달은 프랑스 남부 생장에서 출발해 지중해 산티아고까지

'까미노 델 산티아고'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었지요. 

약 850km가 넘는 길을 쉬엄쉬엄 매일 쉬고 않고 걸어갔더니

결국 지중해의 짙푸른 바다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중해를 따라 우수에 젖은 여인의 눈매같은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유난히 길 떠나는 사람의 애수에 잠기게하는 파두에 젖어

매일 밤 포도주와 입을 맞추기도 했지요.

그리고 마드리드로 돌아와 방콕행 비행기를 예약하고

방콕과 치앙마이 그리고 너무나 그리웠던 빠이에서 깊은 잠보다

달콤한 휴식을 가졌습니다.

빠이의 높고 짙푸른 가을 하늘을 향해 매일 오토바이 액셀을    

  움켜쥐던 어느 날 후배로 부터 급한 메일이 왔습니다.

다짜고짜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오란 전갈이었지요.

원래 원정팀 중 한명이 빠져 그 자리를 채워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치앙마이로 돌아가 방콕과 항저우를

거쳐 우루무치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지요.

그리고 중국행 비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9월 26일 우루무치 공항에 메일을 보냈던 후배와 만났습니다.

그가 타클라마칸 사막을 걸어서 종단할 계획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솔직히 저질 체력 덕에 함께 갈 엄두를 내지 못했었지요.

그런데 산티아고가는 길을 걸은 이후 약간 오만한 마음이 생겼지요.

죽음의 땅, 살아서는 돌아올 수 없는 곳 이란 뜻을 가진 타클라마칸

450km를 걷는다. 일생에 단 한번 오기힘든 기회인데 한번 쯤 도전해보고 싶은

오기가 발동했다고 할까요?

어쨌거나 우루무치에서 타클라마칸 원정에 필요한 준비를 갖추고

일행은 사막을 가로질러 호탄으로 향했습니다.

죽음의 사막 타클라마칸 도보 사막 종단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