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스토리
오사카 야경
다섯 번째 오사카 여행...
오사카에 대한 특별한 애정도, 연고도 없지만 유독 오사카와 인연은 남다르다.
늘 순수한 여행이라기보다 출장에 가까웠던 오사카 여행...
하지만 이번 여행은 문자 그대로 "순수 여행"이다.
먹고, 보고, 놀고...
쿠이다오레食倒れ!
문자 그대로 먹다가 망해볼까?
오사카 도톤보리의 명물 북치는 아저씨 '쿠이다오레'
공항철도 '라피트'
철인 28호의 근육질 몸매를 빼닮은 공항철도 라피트Rapit...
라피트를 타고 달리길 한 시간 남짓...
신 오사카 역에 도착했다.
새로 지은 오사카 역사
최근에 새로 지었다는 신 오사카 역사는 7층 구조다.
건물 중심이 비어있어 층과 층 사이가 엄밀히 구별되지 않는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기념비적 건물임에 틀림없는데...
오사카의 새로운 랜드마크 신오사카 역
2000년대 초반 일본인들은 ‘버블’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버블’ 때문에 우울해 했으며
모든 나쁜 일의 근원은 ‘버블’ 때문이라 생각했다.
‘버블’이라는 말의 뒷맛은 매우 허무해 '거품'이라는 말로 바꿀 수 없다.
신 오사카의 역은 거대한 '버블'의 잔해처럼 속이 가운데가 텅 비었다.
버블의 기념비다. 그래서 더 쓸쓸해 보인다.
신 오사카역에서...
신 오사카역 7층 옥상
사방이 탁 트인 7층 옥상.
어디선가 쉴새 없이 바람이 불어왔다.
빌딩이 만들어낸 바람이다. 그래서 무겁고 둔탁하다.
도톤보리 입구 다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3인조 밴드
오사카의 중심가인 난바 거리...
오사카를 가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
이 곳 사람 기질이 뭔가 항도 부산 사람들과 통한다는 사실을...
부산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을 깍쟁이라 부르듯 오사카 사람들도 도쿄 사람들을 얌체라고 한다.
어쨌거나 다시 찾은 난바 도톤보리...
괜스레 도톤보리에 흥청망청 대고 싶은 마음도 은근하다.
지금도 ‘난닝구’ 바람으로 열심히 뛰고 있는 글리코 청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카니도라쿠...
무작정 김치가 꽁짜인 무작정 킨류 라멘,
복요리, 타코야끼 ...
정말 먹다가 누구라도 하나 망한 건 아닐까?
이것 참! 사진 좀 찍겠다니 대단히 친절한 포즈...타코야끼 거리 홍보원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오사카는 너무나 멀쩡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지진과 핵사고라는 전무후무한 재앙을 겪은 나라치고 참으로 평온하고 명랑한 분위기...
적어도 오사카에서는...다행스런 일이겠지...
도톤보리 뒷골목
특별히 갈 때도 없고 아는 곳도 신통찮아...
아니 무엇보다!!!
돌아오는 길을 잃을까봐 멀리 가지 못하는 나는 여전히 소심한 여행자다.
그렇게 우연히 신사이바시 아케이드 뒤편 오젠지요코초法善寺라는 작은 절을 찾아갔다.
절이 자신의 '나와바리'인 듯한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앞에서 자꾸 얼쩡댄다.
그 녀석...
‘내게 생선 비린내라도 나는 거니? 왜 이렇게 덤비냐???....
서...설마 나를 고냥이로 아는 건 아니겠지???’
그 녀석... 또 출연...쏙 썩이네...
썬 타이거 뻠뿌
절 한복판에 ‘썬 타이거 뻠뿌Sun Tiger Pump’가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
절을 찾은 사람들은 여기서 원조 ‘뻠뿌질’을 한 다음
그 물을 바로 옆 '부동명왕상'에 뿌린다.
물을 뿌리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빤한 이야기...
초록빛 저 분...부동명왕
어찌나 인간들이 물이 뿌려댔는지 온통 이끼로 코팅이 되었다.
짐작컨대 이 ‘초록인간’을 둘러싼 불꽃 무늬로 보아 물을 뿌려 ‘화禍’를 잠재우려는 의미는 아닐까?
신사이바시 수로를 따라 운행 중인 유람선
오사카 출신의 '이'모씨 여기서 대운하의 영감을 받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
야경으로 유명하다는 공중정원으로 향한다.
아래서 올려다보니 무섭기는 하다.
참 높기는 높다.
전망대의 높이는 무려 173m...
하늘 정원에서 본 오사카 야경...
바람이 엄청 거셌지만 사진을 남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고 또 버텼다.
그리고 도톤보리로 돌아가 흥청망청 술 한잔!
쿠이다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