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풍경

타박타박 주말여행, 품걸리

하피즈 2011. 6. 20. 12:42

 

 

 

호들갑스럽게 '오지'라 하기엔 멋쩍지만

외딴 곳임에는 틀림없다.

선천적 '오지'는 아니었으나 

후천적인 '오지'의 명운을 타고 났다. 

소양강 댐 때문이다.

 

 

 

소양강 댐

 

 

강원도 춘천시 동면 품걸리

행정 구역은 춘천에 속해있지만

현재 생활권은 홍천이다.

소양강 댐이 만들어진 후 춘천으로 가는 길이

물에 잠겼기 때문.

 

 

 

품걸리로 가는 길목

 

 

품걸리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양평에서 홍천으로 가는 44번 국도를 따라가다

야시대로 빠져 임도를 거쳐 품걸리에 이르는 길이 하나.

또 다른 하나는 소양댐 인근 선착장에서

하루 두번 (8시 30분, 4시) 떠나는 배를 타고

강 상류로 올라가야 한다.

 

 

선착장에서 품걸리 가는 길

 

 

선착장에서 내려 품걸리까지 가려면 걸어서 한 시간이다.

그나마 요즘은 바짝 날이 가물어 

강바닥이 속을 훤히 드러내고 있다.

 

경치보기로 말한다면 44번 국도 쪽에서

임도로 들어가 소양호쪽으로 나오는 편이

더없이 좋겠지만 하루가 꼬박 들고

대중 교통편도 만만치 않다.

 

 

야시대 길초입 인가

 

 

야시대에서 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늘목재를 넘으면 가리산 골짜기 품안에 안긴 

품걸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늘목재를 넘어 품걸리까지 두시간 남짓한 

강원도 산길 걷기가 품걸리 여행의 백미다.

 

 

늘목재가는 길

 

 

 늘목재는 완만하고 구부렁해서 걷기에 편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더덕밭에서 향긋한 냄새도 풍긴다.

 

   

 

 

 

다리를 지나 왼편으로 접어들면

바로 품검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타박타박 쭉 걸어 재너머가 품걸리다.

 

 

 

 

 

 

 

하루 종일 걸어봐야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는 산길.

품걸리 산길은 그렇게 호젓하다.

혼자 길을 걷는다면

조금은 무섭겠지만

동무들과 함께 걷는다면

산나물도 뜯고 오디도 따먹으며

재잘재잘 수다 떨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늘목재를 넘자 품걸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마을에는 9가구가 산다.

요즘은 호박 농사로 바쁜 철...

호박 말고도 메주콩, 들깨, 참깨, 더덕, 통종꿀

농사도 짓는다는 품걸리 이장님 말씀.

 

 

 

 

조 아래 파랑 지붕 집이 오늘

점심 공양을 할 이장님 이상진씨 댁이다.

집 구경 좀 해보자...

 

 

 

음 명태 코다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그네들 점심으로 바븐 부엌...

 

 

길가에서 뜯은 산나물도 씻고...

 

 

 

 

푸근한 인상의 품걸리 이장 이상진씨

 

 

이장님 댁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은 후 

집 앞 개울에 발을 담근다.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오후... 

 

 

 

 

 

더덕밭 ... 3년 간 키워 더덕을 낸다

장작만 봐도 등이 따숩다...

 

오후 4시 소양댐으로 가는 배를 타려면 

한 시간 전 쯤 떠나야 한다.

 

 

 

 

품걸리에서 선착장까지

사람들의 모습을 거의 찾기 어렵다.

광물질로 가득한 세계...

서아시아에 온 느낌마저 든다. 

 

 

 

 

사위는 적막하고

세상은 고요 안에 잠겼다. 

 

 

 

 

태양이 바스러지듯

길 위에 타오르는 소리만 가끔 들렸다. 

 

 

 

 

 

 

 

 

소양댐을 왕복하는 배다.

이곳에서 다시 한 시간...

옛 길을 묻은 소양호에는

물소리만 재잘댄다.

 

 

 

 

 

 

 

소양댐 기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