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여자, 마리 코가
.
.
.
[ 노래하는 여자, 마리 코가 ]
.
.
.
.
.
.
타시로 씨의 집에는 노래하는 여자가 묵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 코가.
일본인이지만 뉴욕에 살고
재즈곡을 만들고 부른다.
재즈 싱어...
즉, 가수다.
거기에 굳이 세상의 눈을 덧붙이면
무명 가수...
이틀 전 저녁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낮고 중성적인 목소리로 이번 주말
그러니까 어제 토요일 자신의 무대를
갖는다고 마리는 말했다.
정식 초대는 아니지만
쑥스러움과 조금은 미안함이
반반 씩 섞인 분위기...
술기운에 간다고 큰소리 쳤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부터 비가 줄곧 내렸다.
뉴욕에서 온 무명 재즈 싱어
마리 코가의 무대를 모두 잊은 듯 했다.
비가 오는 오후 여섯 시
8시부터 시작되는 무대를 위해
마리가 일찍 숙소를 나선다.
주저하고 망설이다
마리의 뒷모습에 대고 저녁 때 가겠다고
그만 말해 버렸다.
마리는 내 얼굴에서 망설임을 읽고
부담pressure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대답했다.
"Not at all, It's my pleasure"라고 큰소리쳣지만
줄곧 비가 내렸고 나는 우산도 없었다.
.
.
.
.
.
.
저녁 8시...
빗줄기 조금 가늘어졌다.
나는 우비를 뒤집어쓰고
숙소에서 10분 쯤 떨어진 호텔을 찾아나섰다.
그 호텔 1층 레스토랑에서
마리가 노래를 부른다.
조금은 미안하지 않게 10분 쯤 늦게...
호텔의 취향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몬로가 웃고 있는
벽을 마주 보고 2평 남짓한 무대에
남자는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고 마리는 서서 노래를 불렀다.
.
다행히 제법 비싼 와인잔들이
반짝이는 테이블은 거의 빈자리가 없었다.
불과 12개의 객실을 가진 호텔이었지만
식당은 이 호텔의 주인이
매우 세심하고 세련된 취향을 사람임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
적당히 어두운 식당과 마리의 가늘면서도
때로는 낮은 음성은
마치 짙은 색 마호가니 탁자와
가죽으로 만든 우아한 의자처럼
잘 어울렸다.
.
노래 중간에 마리는 무대에서 내려와
내가 앉은 테이블(정확히 말하면 바 앞의 티- 테이블)로 다가와
가볍게 뺨을 맞추며 고맙다고 말했다.
검은 원피스에 풍성한 숄을 어깨에 걸친
마리에게서 장미향과 함께 옅은 비 냄새가 났다.
.
.
.
.
.
.
잠시 휴식을 가진 후
다시 무대에 선 마리는 그가
직접 만든 노래 'Lluvia de Lagrimas 눈물의 비'를
불렀다.
마리의 무대가 끝난 후 돌아갈 즈음에는
이미 비가 그쳐 있었다.
.
마리는 다음 토요일에 다시 한번
이 무대에 선 후 안띠구아를 떠나
다시 뉴욕으로 돌아간다.
마치 처음부터 비가 오지 않은 것처럼...
.
.
아래 사이트를 누르면
.마리 코가의 노래 'Lluvia de Lagrimas'를 들을 수 있다.
.
.
.
.
시장에서 노래하는 마리아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