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바람 이박사는 좋아하지만 낸시랭은 싫어한다.
내 취향이 결코 고상스럽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본래 '척'하는 인간이나 태도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호박처럼 생긴게...
'척'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예쁜 척, 잘난 척, 겸손한 척, 고상한 척, 친한 척, 귀한 척, 배운 척...
그 중에서 가장 구역질나는 척은
'아는 척'과 '예술인 척' 하는 짓이다.
명함이 있는 벽
키취Kitich는 원래 '통속적이고 유치하며 저속하고 값싼 대중적 취향'을 의미한다.
아주 쉽게 이해하자면 '이발소 그림' 같은 거다.
'고상한 예술' 이고 싶어 화끈 달아올랐지만
그 '천박한 태생' 을 감추지 못하는 주접스러움이라고 할까?
쫌 슬프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운명같은 거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서 뭐 해먹을 게 없었던지 '키취'가 귀하신 몸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그 고상하고 귀하신 몸인 예술이 속물스런 '키취'를 흉내내기 시작한 것.
이것 저것 예술 이론 들먹이면 골만 아프니 요점만 간단히 핵심을 찌르겠다.
한마디로 고상한 척 하는 예술을 눈 꼴 시어 더는 못봐주겠다는 '예술 자폭선언' 이다.
상스럽고 저속해 상대도 안하던 애들이 이상하게 참신해 보이는거니?
세상 살다보면 별 일이 다있다.
꼴이 이렇다보니 스스로 '낮은 곳으로 임하는 예술가' 많아졌다.
팝 아티스트라나 뭐라나...
어느 틈에 그들은 처음에 내걸었던 깃발은 내리고 대신
어느새 '아랫 것들은 몰라도 돼...' 건방을 떨며
은근 슬쩍 빈 안방을 차지하셨다..
하여간 이쁘고 공부 잘하는 것들이란...ㅉㅉㅉ
그냥 돈이 궁했다고 솔직히 말을 하지...
그래 니 똥 참 굵다...
대중 음악계에 수퍼 스타가 조용히 등장했다.
조용필도 서태지도 아니고 설운도도 아니고 소녀 시대는 더더욱 아닌
택시기사와 관광버스 기사들에게서만 사람받던 '리어카 스타'
길보드표 카세트를 무려 백만장 넘게 팔아낸 뽕짝 메들리계의 거성
신바람 박사다...
'극단적으로 완전한 길거리 취향'인 그는
뽕짝을 예술로 생각하지도 않고
예술로 승화 시킬 불순한 의도는 또한 추호도 없으며
그렇다고 느끼하고 변태적인 눈빛을 100만 룩스로 쏘아대는 무대의 카리스마 또한 없다.
오로지 뽕짝이 좋아 뽕짝을 부른 사나이...
뽕짝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닌 뽕짝의 세계,
스스로 우주의 환타지이자 진정한 껍데기임을 자처한 신바람 박사!
키취를 따라하지도 추종하지도 않는다.
그 자신이 키취, 그 자체인데
얼어죽은 키취는 무슨....
폰질 좀 해다오!
신바람 박사가 저지른 잘못은
오로지 고등학교 시절 낸시랭보다 쪼금 공부를 더 잘했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예술이라 선언하지 않은 것 뿐...
무슨 평론가나 일간지 기자 나부랑이들이 뭐라고 떠들어대던
내 길은 오로지 내가 간다는 배짱과 뚝심으로 인생을 살아온 것이 죄라면 죄!
브레즈네프와 호네커의 키스
이 대목에서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를 인용하면 좀 웃기겠지?
그래도 가짜를 흉내내며 진짜인 척 하는 것들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진짜 '가짜'끼리 좀 놀게 제발 너희끼리 놀아라...
뽈랄라 수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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