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즐거운 비쟈밀

하피즈 2012. 10. 2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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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비쟈밀 Villamil ]

이사벨라 섬에는 무시무시한 상어나 느림보 거북이, 열대 펭귄, 험상궂은 바다 이구아

나 같은 기기묘묘하고 희안한 동물들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단 배를 타고 항구

에 들어오면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바다와 바람에 살랑살랑 나부끼는 야자수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동네는 한적한 어촌 스타일이지만 풍광은 발리나 푸켓을 빼닮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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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제주도 두 배 반.그러나 읍내라 할 수 있는 비쟈밀은 걸어서 한 시간이면 구석

구석 돌아볼 수 있다. 하릴없는 동네 건달 마냥 쪼리를 끌며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자

.적도의 햇살은 따갑지만 크롬웰과 훔볼트 같은 한류 덕분에 요즘 같은 건기에는

건조하고 선선한 바람에 아침 저녁 나절에는 제법 쌀쌀하다.

이상하게 갈라파고스는 모기나 파리, 날아다니는 벌레 등 몹쓸 놈들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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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중심에는 큰 교회와 우리 초등학교 쯤 되보이는 알록달록한 학교가 보인다. 펠리

컨이 편지를 물어 배달할 것 같은 작은 우체국도 거리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마을은

해변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데 명당 자리는 거의 여관이나 작은 호텔들이 차지하고 있

다. 하루 방값은 비싸야 35불 내외...값싼 15불 짜리 방도 에어콘이 딸려있고 와이파

이가 팡팡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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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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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엽서나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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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 호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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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낀 숙소 앞 마당은 늘 이구아나들의 차지다.

공룡 사촌 쯤으로 매우 성깔있게 생겨 먹었지만

이 녀석들은 소심하기 짝이 없는 겁쟁이들이다.

낮에는 주로 볕이 잘드는 곳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낮잠을 즐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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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 가루를 풀은 것처럼 하얀 모래가 깔린 해변은 왜 그리 늘 한가한지...

동네 젊은이들은 해변에서 파도타기를 하거나 기껏해야 배구나 하며 소일한다.

바다 이구아나들과 오십보 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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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마실 안족으로 들어가 보자. 해변 주변에는 그럴싸한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지

만 관광객들 용이고...나는 늘 지역주민들이 사랑하는 밥집과 술집을 찾아 다닌다. 뭐

당연히 값이 저렴하니까. 일단 시장 좌판에서 '볼로네스'라는 으깬 감자와 고기들을

두루뭉술하게 버무려 튀긴 고로께 사촌으로 요기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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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청춘들이 젊음을 불사

를만한 밀레니엄 디스코테크를 발견! 고색창연한 고고장이다.

눈도장을 일단 찍어두고 밤에 미성년자들이 출입하는지 순찰을 나갔지만 비철인지 늘 휴업상태다.

대신 동네에서 제일 잘나갈 법한 바에서 맥주 한 곱뿌하며

에콰도르 갈라파고스로 이민올지 심도있게 고민해본다.

아 즐거운 비쟈밀의 하루도 이렇게 저무는구나... 세월 참 후루룩 자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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