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태초의 시간을 찾아...로라이마 트래킹 3

하피즈 2013. 1. 30. 00:11

.

.

.

[ 로라이마 2 ]

.

.

.

테푸이Tepui란 이곳 페몬족의 말로

'신의 집'이란 뜻이다.

즉 로라이마는 이들에게 신이 머무는 신성한 공간 임을 의미한다.

.

.

.

 

둘쨋날 걸어야 할 코스. 1850m에 위치한 베이스 캠프까지 약 6시간

.

.

.

서구인들이 처음 로라이마에 

첫 발을 딛은 건 1854년이다.

그 이후 아서 코난도일이 이곳을 탐험한 후

소설 <잃어버린 세계>를 집필했다는 건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 

로라이마를 비롯한 테푸이스는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경이의 땅이다.  

.

.

.

동튼 후 쿠케난에 비치는 아침 햇살

.

.

.

간 밤에 비가 내렸다.

그러나 새벽은 눈이 부실 만큼

맑았다.

건기 때는 모르지만 

우기인 시절 로라이마의 날씨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변화한다.

.

.

. 

.

.

.

사방이 막힘 없이 툭 터져

30km 밖 로라이마에 내리는 비를 보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마치 수원에서 서울 남산에

내리는 비를 보는 것과 같다.

.

.

 

 첫날 야영지에서 톡Tok강을 건너 베이스 캠프로...

.

.

.

밤새 탠트를 요란하게 두들겨대던

비가 그친 후 구름이 잦으며

새벽 별이 그 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새벽 별의 눈부심도 잠시

새벽 동이 트기 시작하며

구름은 다시 무서울 정도 빠르게 산을 포위한다.

.

.

.

언덕위의 성당...이곳 페몬족을 위해 세운  

.

.

.

이른 아침 톡강에 나가

찬물에 얼굴을 씻고 

발길을 서둘렀다.

아침 해가 비추자 금새 대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

.

.

쿠케난 강을 도강 중 

.

.

.

둘째 날의 고비는 톡강과 쿠케난 강을 건너는 것

비가 많이 내린 대 강을 건너는 건 매우 위험하다.

한참을 기다려 물이 빠진 후 건너야 한다.

다행히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워낙 물살이 거세고

바위가 깔린 강바닥이 미끄러워 한 발짝도

쉽게 내딛기 어렵다.

.

.

.

 

 

.

.

.

가을 건너면 다시 사바나 평원이 이어진다.

비슷비슷한 구릉이 이어지지만

조금씩 고도가 높아진다.

둘째날 목적지인 베이스 캠프까지

고도차는 약 800m

.

.

.

 .

.

.

둘째날 역시

길은 비교적 순하고 부드러운 편이다

.

.

.

 .

.

.

그러나 여전히 햇빛을 가릴만한

그늘은 없어 걷는 내내 뜨거운 태양과

싸워야 한다.

.

.

.

.

.

.

물이 지난 길목에는

깊히 패인 균열도 보인다.

.

.

.

 

 

.

.

.

이곳을 왕래하는 페몬족 포터들은

보통 15~20kg내외의 짐을 짊어진다.

.

.

.

.

.

.

점심은 간단히 행동식으로 해결하고

발길을 재촉하자 오후에 이르러 

로라이마의 남벽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

.

.

  

.

.

.

저 벽을 과연 오를 수 있을까?

수직 암벽의 높이는 약 800m

.

.

.

 

로라이마 Side Strip

.

.

.

신들의 정원 로라이마를 오르는 유일한 길은

암벽에 가파르게 난 저 사이드 스트립을 오르는 것.

꼬박 반나절을 저 가파른 절벽과 씨름해야 한다.

.

.

.

 

 

.

.

.

고도가 완만히 오르며

사바나 초지가 끝나자

열대우림이 펼쳐졌다.

흔히 꽃병 식물로 알려진

"Brochnnia Reducta" 

로라이마에서 자생하는

대표적 식충 식물이다.

.

.

.

 

 .

.

.

과하게 표현하면

'육식 식물(?)''이라고 할까?

자신 안에 깊은 덫을 놓아

벌레를 유인해 익사시키고

죽은 벌레에 썩으며 생긴 양분으로 

 영양소를 흡수한다.

.

.

.

가파른 열대우림을 오르는 일행 

.

.

.

파란 텐트를 친 장소가 두번째 야영지...베이스 캠프 

.

.

.

둘째 날 야영지인 베이스 캠프에

오르자 구름이 더욱 두텁게 산 정상을 에워쌌다.

갑작스럽게 비가 뿌렸고

허겁지겁 비 피할 곳을 찾았지만

고작 우비 안...

.

.

.

.

.

.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텐트를 쳤다.

말 그대로 악전고투다.

땅은 금새 축축한 진흙탕으로 변했고

그 진흙탕 위에 텐트를 친다.

마른 땅을 기대려면 바위 위에

텐트를 치는 수 밖에... 

하룻밤을 축축한 진흙위에서

보내야 한다니 상상 만으로도

끈끈하고, 축축하며, 더우면서 또한

몸은 뱀의 가죽처럼 차다.

.

.

.

 

 

.

.

.

 

 

.

.

.

다행히 두 시간만에

비가 그치고구름사이로 해가 비추자

젖은 옷과 신발을 말리기에 바쁘다.

무슨 일이 잇어도 침낭을 적시면 안된다.

그래서 첫 날부터 침낭은 두꺼운 비닐에 싸서

배낭 깊숙히 넣어둔다. 

침낭이 젖으면

밤은 정말 악몽이 되고

배낭은 천근만근 무거워진다

.

.

.

 

 .

.

.

몸을 말리는 동안에도

끝없이 뿌리뿌리와 헤헤네스가 달려든다.

정말 끔직한 존재들이다.

"아마존의 눈물"이란 다큐멘터리를 만든

제작진들을 개고생하게 만든 바로 그 장본인들

.

.

..

 

.

.

.

.

.

.

해질 무렵 잠깐 비춘 햇살도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제발 내일 사이드 스트립을 오를 때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랄 뿐

.

.

.

 

.

.

.

잠깐 해가 비추고

대기가 뜨거워지자 바로 그 새

구름이 사방으로 퍼진다.

.

.

.

 

 

.

.

.

 

.

.

.

남반구의 별빛

.

.

.

진흙 위에서의 하룻밤

그래도 별은 빛난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