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내리면 제법 너른 마을 광장이 나온다.
주말 오후 나른한 햇살을 받으며 한껏 기지개를 피는 검둥이 녀석, 낯선 사람이 와도 본척도 않는다.
사진이야 찍건 말건 완전 무대뽀로 끼어든다. 터키의 개들은 원래 좀 그렇다. 노자나 장자 글줄 깨나
읽어봤자 터키 개들 앞에선 어림없다. (도우베야즛 이샥파샤 궁전의 캉갈-양치기 개- 빼고...
그것들은 개가 아니라 야수다...)
이건 뭐 길 한가운데 대자로 누워 자고 있어도 누가 암말도 않고 그저 밥때 되면 어슬렁 어슬렁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타나고...
'개팔자가 상팔자'란 말은 아마 터키나 그리스의 개들을 빗대 나온 말임이 틀림없다. ^^;;;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부르사를 가신다면 반나절 정도 짬을 내 주말르크즉 마을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통적인 터키 시골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딱 떨어진다.
마침 주말이라 마을에 관광객을 상대로 한 장이 서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 펼쳐진 좌판 아직 이른 아침 시간이라 그리 사람이 많지는 않다.
장이라고 해봐야 그저 마을 입구에 몇몇 노점에 불과하다. 주로 산에서 나는 채소 절임 등 우리로 따지면
밑반찬류, 그리고 토산품들을 주로 판다. 이 마을은 외국인들 보다 터키인들이 주로 찾는다.
좌판을 하던 아주머니
한 100에서 200호 남짓할까?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안내책자에 나온 바에 의하면 오토만 시대의 집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터키인들은 이곳에 와서 시골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달래고 가는 듯 하다.
길이나 집들은 모두 낡았지만 따뜻한 향기가 물씬 풍긴다.
대부분의 집들은 2층 구조로 이층이 일층보다 외부로 돌출되어 있다.
모양이 제각각인 돌들이 촘촘하게 깔린 길. 역시 돌로 쌓은 집들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맨질맨질하게 마모된 돌들이 녹록치 않은 세월을 말해준다.
골목길 한 어귀, 터키 연예인들의 사진을 바라보는 소년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시골길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손주를 찾으시나....
부르사에는 유명한 음식이 하나 있는데...되네르 케밥에 버터와 토마토 소스, 시큼한 요거트를
곁들여 피데에 얹어 먹는 부르사 케밥, 보통 이스켄데를 케밥이라 부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래에 소개한 괴즐레메라는 빈대떡 비슷한 음식이다. 이 곳 말고도 다른 지방에도 있는
보편적인 음식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이 마을에는 이 괴즐레메를 파는 집들이 많다.
터키에서 음식점을 보통 '로칸타'라 부르는데 괴즐레메를 파는 집들은 거창하게 로칸타 간판을
걸만한 것도 아니고 길거리 좌판이나 앞마당에서 팔기도 한다.
민박도 하고 괴즐레메를 만들어 팔기도 하는 집 한 곳을 들어가 괴즐레메를 주문해본다.
발음이 어설펐는지 처음에 잘 알아듣지 못한다.
뭐 요리라고 말할 것도 없이 재료와 만드는 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편후 치즈 등 갖은 양념...정체를 잘 모른다... 을 뿌린 다음
척척 접어서...
가마솥 뚜껑같은 불판에 설렁설렁 구우면 끝이다.
배가 고픈 관계로 완성된 작품?은 찍지 못했다.
맛은... 직접 경험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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