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일기5>바르셀로나에서...

하피즈 2009. 6. 25. 06:41

 

 

 

콜럼부스 동상

 

바르셀로나의 람블라 거리의 동쪽 끝
바닷바람을 맞으며 콜럼부스가 먼 바다를 향해 손짓한다.
지중해를 마주한 바르셀로나 해변에 서서 적도로 떠나는
무역풍과 이별한다.

 

 

 

 
일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가 이틀전...
태양은 10시를 넘겨 서쪽으로 지고 사람들은 성 후안 축제를
맞이해 새벽이 올 때까지 폭죽을 터뜨렸다.

 

 

안달루시아에서 온 C

 
무어인의 검은 피부와 중남미에서 몰려 온 이민자들
그리고 세계에서 몰려 온 여행자들이 제각기
자신들의 폭죽으로 바르셀로나의 축복을 세례한다.

 

캐러비안 밴드

 

나는 무엇을 축제해야 하는가?
안달루시아에서 온 C와 카리브의 음악이 소금처럼 
스며있는 지중해의 훈풍에 거뭇한 살갗을 적셨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엔 이별이 너무도 생생하다.

 

 

 

 

 

 폭죽이 봄의 들꽃처럼 무섭도록 피어나는
지중해의 해변에서 축복과는 어울리지 않는
미지근한 맥주 한 캔을 겨우 비웠다.

 

 

 


새벽 두시 ...
취기가 가득한 지하철이 해변으로 질주하고
초대받지 못한 여행자들은 터벅터벅 숙소로 돌아온다.

 

 

가우디의 성당을 가고 ...
몬주익 언덕을 오르고 ...
후앙 미로와 피카소를 만난다.
바르셀로나의 한낮은 몬드리안의 추상처럼 단순하다.

 

 

 

 

씨에스타로 휴식에 들어간 미술관 앞 그늘에서
하늘을 보거나 람블라 거리에서 얼음과 레몬을 탄
체리빛 상그리아 와인을 홀짝인다.
또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이다.

 

 

나무로 만든 자전거 

 

상그리아 와인

 

 여름을 한철을 보낸 후 알함브라로 떠날 것이다.
그리고 알함브라에서 모로코 행 배를 예약할 것이다.
그 동안 다섯번의 이름없는 묘지를 방문할 것이고
또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스무살 여자아이와
짧은 사랑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의 여행의 방식이란 이런 것일까?    

 

 

가우디 작품 파밀리아 성당 내부 

 

몬주익 언덕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