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접속이 너무나 힘듭니다. ㅠ.ㅠ 게다가 낡아빠진 중고 넷북의 전원 접촉부분이 말썽이라 충전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중세 수도사가 어두운 촛불 아래서
겨우 한자 한자 적어가 듯 블로그에 여행기록을 남깁니다. 자주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몬세라트 수도원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
황량한 벌판에 우락부락한 바위산이 등장한다.
성스러운 산이란 뜻의 몬세라트다.
원래 이곳은 오랜 옛날 바다였던 곳이 솟아올라
지금의 바위산을 만들었다.
해발 726미터 산중턱에 몬세라트 수도원이 세워져 있다.
물론 이 바위산이 바다위로 솟아오른 한참 후에 일이지만
그래도 약 천년 전에 세워진 오래된 사원이다.
오랜 서사처럼 장엄한 몬세라트의 바위산
지금은 케이블카와 톱니열차가 열심히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지만 과거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험난한 바위를 헤치고 올라가야 했다.
그래서 이곳 수도원은 인간이 범접하기 힘들기에
성스럽고 고난에 가득찬 길이기에 영광으로 빛난다
몬세라트 성당 내부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1858년 다시
지어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예수상
한낮의 더위에 지친 아이들
검은 마리아상을 마주하는 참배객
몬세라트의 성물은 검은 마리아 상이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검은 마리아상은
르네상스를 통해 정형화된 마리아 상과는
전혀 다른 로마네스크 양식의 조각상이다.
단단하고 견고한 흑단의 재질,
황금빛 후광으로 더욱 그 어둠이 빛나는
마리아는 경건함 그 자체다.
사람들은 이 검은 마리아 입맞추기 위해
길게는 한두 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다.
성 후안 암자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케이블을 타고
다시 산 정상으로 올라가면
성 후안 암자가 나온다.
1200미터에 산 정상에 가까운 곳이다.
이곳에 좁고 험한 등산로가 사방에 뻗어있고
바람을 맞아 키가 자라지 못한 수목들이
질긴 생명을 바위 틈에서 견뎌낸다.
혼자 이곳에 올라 걷고 또 걸었다.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뿌리자
바위 아래서 비를 피했다.
그리고 저 너머 그니가 살고 있을 동쪽 하늘을
젖은 눈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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