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한동안 잊힌
낡고 오래된 것들도
부활한다.
본래 가치 있었으나
사람들의 변덕 때문인데
부당하게 업신여김 당하고
무시되었던
오래되고 소박한 것들이다.
안국동 윤보선 전 대통령 가옥
가회동, 재동, 팔판동, 원서동...
이런 동네들은
요즘 북촌으로 통한다.
오래 묵은 종이처럼
방 한구석에 처박혀 있다가
새삼스런 관심을 받게되자
좀 어색하고 머쓱하다.
윤보선 가옥 대문
무관심보다야 관심이 한결 낫지만
어째 한편으로 뒷맛이 씁쓸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들만
보려하기 때문이다.
윤보선 가옥 안 뜰
10년 전부터 북촌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관심은 때로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윤보선 가옥 앞 안동교회 '새벽을 깨우는'이라는 당호가 신선하다.
가장 흔한 풍경은
새로 지은 한옥들이다.
북촌을 걷다보면
리모델링한 한옥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원래 한옥이 있던 자리에 보수를 한 것인지
아니면 허물고 다시 지은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정체가 불분명한 개량 한복을
보는 기분이 든다.
북촌 언덕을 올라가보면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층 주택이 나타난다.
기와를 올린 모습이
옛 한옥들과 어울리는 것 같지만
달리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런 풍경들도 골목
이곳 저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조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
작위적이라는 느낌은
역시 지우기 어렵다...
2. 눈길이 머무는 식당들
행랑이라는 찻집이다.
애써 꾸미지 않은 소박함이 돋보인다.
바닥의 타일과 힌벽은 카페라기 보다
휴게실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의자와 탁자를 잘 살펴보면
주인의 담담하지만
섬세한 마음을 읽을 수도 있다.
행랑 바깥에는 발을 씻으며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친구와 차를 마시며
따뜻한 봄볕과 함께
나른한 봄의 오후를
맞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두루미라는 한정식 집이다.
공간은 매우 작지만 가운데 중정을
배치한 여유가 돋보인다.
독창적인 음식 종류를 선보인다.
소위 북촌의 트랜드를 알 수 있는 피자집이다.
작지만 개성적이고
역사는 깊지 않지만 오래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야 사람들이 찾는다.
이 화덕 피자집이란 곳도
화덕에 피자를 굽는다는 전통적 이미지와
낡아보이는 외경이 잘 맞아 떨어지는 공간이다.
게다가 휴일에는 하루전에 예약한 손님만
받는다니...
패스트푸드로 알려진 피자에
깊은 정성을 들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피자의 고향인 이태리에서도
하루 전에 주문해야하는
피자집을 본 적이 없다.
어쨋거나 풍기는 냄새하나
만큼은 아주 구수하다.
동물원 커피라니...
골목 끄트머리에
Chez Simon이라는 불란서 식당이 있다.
역시 테이블은 몇 개 안되지만
나름 음식 맛으로 승부를 보는 듯하다.
주인이 음식 만들기
즐긴다면 맛도 좋아질까?
설계에서부터 카페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로 보인다.
기껏해야 서너평 남짓한 공간에
길쭉한 건물을 세웠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고양이 빌딩'이
떠오른다.
문과 창은 모두 골목을 바라보고 있다
크기와 형태는 같지만
빨강, 파랑, 노랑
세 가지 색깔로 변화를 주었다.
재미있어 보이는 건물이다.
난이 있는 꽃집
3. 미술관
삼청동 일대를 지금의 풍경으로 만든 것은
역시 갤러리들의 공이 가장 크다.
갤러리들로 인해 거리는 다양한 표정을 갖는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미적 체험을 한다.
이 거리에서 사람들은
생각보다는
더 많이 느낀다.
크고 화려한 미술관도 많지만
대부분 작고 아담하다.
겉으로 봐서 전혀 미술관이라고
느낄 수 없는 곳도 많다.
청와대 춘추관 앞 '작품'이라는 건물...
외벽을 녹슨 철판으로 장식한 빈티지 스타일이다.
리모델링 이전에는 주택인듯...
외관이 그대로 남아 있으나
안은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알 수 없다.
삼청동의 터줏대감 학고재다.
단순한 면과 선으로 외벽을 장식 했다.
4. 그냥 소소한 풍경들
일전에 이화동 골목을 걸을 때도
벽시계를 외붕에 걸어놓은 집을 보았던 적이 있다.
2층 창이 외부로 돌출된 낡은 2층집 인데...
왜 시계를 담에 걸어놓았는지 이유가 궁금해진다.
멀쩡하게 시간도 잘 맞는 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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