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풍경

[남해여행]금산

하피즈 2011. 11. 17. 12:29

 

[ 남해 錦山 ]

 

 

 

 

보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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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두 가지 풍경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는 바깥에서 산을 바라보는 풍경이고

둘째는 산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풍경이지요.

후자를 우리는 전망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바깥에서 산을 바라보는 것 보다

산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그러니까 전망을 더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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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은 그냥 금산이 아니라

꼭 남해 금산입니다.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과 헤깔려서

그렇게 부르는 것도 아닐겁니다.

경주 남산도 그런 예인데...

산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빼어나지만

산에서 바깥 세상을 바라본 풍경이

더할 나위 없어 그리 부른게 아닌가... 

제 나름대로 해석해 봅니다.

그러니까 금산은 금산이 전부가 아니라

금산에서 바라 본 남해풍경도

산의 일부라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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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얼마나 아름답기에

비단(錦)을 둘렀다는 말을 하는가?

남해 금산은 초행길이었습니다.

 그러나 낯설지 않습니다.

한 때 문청이었던 시절에 읽은

이성복 시인의 시 '남해 금산' 때문이죠.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남해 금산'이라는 시는 전혀 기억에 없습니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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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엄밀하게 말한다면

저는 시집 이름만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1986년 이 시집이 나왔고

이듬해인 87년 저는 이 시집을 샀습니다.

앞에 실린 시부터 읽어가다가

도통 무슨 소린지 몰라 처박아 두고

이후 꺼내지도 않앗던 겁니다.

남해를 다녀와 누렇게 바랜 시집을

다시 펼쳐 보았습니다.

'남해금산' 이라는 시는 시집

맨 뒷장 88페이지에 실려 있었습니다.

결국 맨 뒤의 시를 읽지 않았으니

표지의 제호만 기억 났을 뿐

정작 남해 금산이라는

시가 존재했는지 조차  모르는 게 당연하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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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델 : 이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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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에 속에 나 혼자 잠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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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 금산>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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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혹 남해 출신인가

약력을 살펴보니 경북 상주 출신이더군요.

 당대에 이런 시는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관념적이고 사적이며 반민중적이며 몰역사적이라는

비난의 칼날이 시인의 펜끝을 겨누던 시절이었지요.

시대정신이 그러했고

시인은 죽창과 같은 펜으로 무장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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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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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두번이나 변한다는

시간이 흘렀지만

적어도 금산은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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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따라 돌 속에 들어간 남자

여자가 떠난 후 

푸른 남해 바다에 홀로 앉은 남자의 마음을

20년이 흐른 지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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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선 코를 닮아 버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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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금산 보리암이 보입니다.

아마도 비단을 두른 산이 아니라

산 바깥을 비단이 두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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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정보는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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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ur.namhae.go.kr/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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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은 남해군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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