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와 마사야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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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우스에서 가장 먼저 친해진 유카와 마사야다.
쉘라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평균기온은 20도 남짓...
습도가 높아서인지 체감 온도는 한결 쌀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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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구아로 내려갈 차 편을 알아보기 위해
인근 버스 터미널을 찾아나섰다.
타카하우스를 나서자 마자
마사야가 따라 나선다.
자신은 시간이 많으니 함께 가주겠다는 이야기...
물론 고맙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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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야의 여자친구인 유카와는
시장을 함께 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마사야와 긴 이야기를 나누기는 처음이다.
마사야는 이 곳 쉘라에서 일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시다.
유카는 말끝마다 자신의 남자 친구가 레스토랑을 한다고
자랑질을 하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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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버스 회사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버스 터미널의
요금보다 배나 비싸다.
마사야는 조금 귀찮지만
콜렉티보(합승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버스 타는게 싸다고 내게 권했다.
마침 점심 시간
자연스럽게 마사야의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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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사야의 식당 '카나 카사(紙우산이라는 뜻)'
규모는 작지만 깔끔한 일본풍의 식당이다.
일본 음식과 함께 놀랍게도 비빕밥과 김치 등
한국 음식도 메뉴판에 등장한다.
가격은 20~30께찰(3,000~4,500원 선)
현지 음식보다는 비싸지만
외국 음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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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을 약간 지났지만
손님이라곤 달랑 나 혼자...
괜히 내가 미안해
음식 하나와 맥주 큰병을 시켜
마사야와 나누어 마셨다.
솔직히 장사가 되는지 궁금했다.
누가 주로 오냐고 물어봤다
손님은 주로 과테말라인들이고
가끔 미국 관광객들도 온단다.
그리고 근처에서 옷가게를 하는
한국인도 단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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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우스에 일본인 여행자가 많은데
왜 오지 않는냐고 빤한 질문을 했다.
마사야는 왼쪽 팔꿈치를 툭툭치며
그들(일본인)은 Stingy라고 대답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구두쇠!!!
생각보다 솔직한 답변이다.
한국 사람은 돈이 없어도
친구가 음식장사를 하면 의례 밥을 먹어준다고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나도 돈은 없지만 ㅠㅠ
네가 친구니까 먹어준다고 ^^ 자랑질...
솔직히 일본인보다 별로 잘살지도 못하면서
약간 허세끼가 있는 태도가 캥기기는 했다.
어쨋거나 '이코노믹 애니멀'답게
일본인이 장사를 음식점도 잘 찾아오지 않는
일본 여행자들...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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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야는 25살
동갑 내기 여친인 유카와는
히로시마 근처의 작은 도시에 사는
동향 친구다.
19살에 캐나다에 와서 목수 수업을 했고
2년 전에 과테말라로 와서
이 식당을 차렸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일본에 돌아가
여친과 일을 해서 돈을 모은 후
멕시코 시티에 또 다른 식당을 차릴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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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어보자
동갑내기 한국 청년들은 그 나이에 뭘하지?
학교를 다니다 군대를 갔다와서 복학을 할 나이인가?
아니면 취직하기 위해 열심히 스펙을 쌓고 있나?
요즘은 말 그대로 개나 소나 모두 대학에 다니니
학생이긴 한데 솔직히 예비 백수나 다름 없고...
...
반면 마사야와 같은 일본 친구들은
짠돌이라고 욕을 먹으면서도
일을 하며 세계를 돌아 다니며 제손으로 사업을
벌여 나가니..그들이 약간! 부럽긴 하다.
뭐 어차피 문화의 차이일 뿐이야
우리 한국의 청년들도 훌륭하지...
맥주 큰병 두 개와 음식값으로
거금? 110깨찰(팁 포함)을 선뜻 내밀고
식당에서 나오는 뒷맛이 아주 쪼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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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 일본식 카레라이스(내가 엄청 좋아하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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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일본인 답게
시장을 보고(타카씨 집에서 일하는 여자 매니저가)
음식을 만든 후
재료값을 공평하게 사람 수에 따라 나눈다.
오늘의 요리 카레라이스와 야채 샐러드의 값은
1인당 14께찰(2,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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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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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차리는 타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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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비롯한 숙박객 13명이
식구처럼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저녁식사...
역시 나만 과묵한 한국인 ㅠ.ㅠ
음료나 술은 각자 알아서 준비해 마신다.
눈치볼 것도 없고
내가 마실 것은 알아서...
일체 권하지도 않는다.
그런 매정함(?)이 때로는 편하다.
그리고 자신이 먹은 그릇은
알아서 스스로 설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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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경제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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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 마사야의 식당 돼지고기 튀김과 야채 샐러드 그리고 밥, 맥주 3병(피처) :
110 께찰(16,500원)
저녁...카레라이스와 샐러드 14께찰 (2,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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