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진짜 콜라의 맛!

하피즈 2010. 5. 30. 14:05

 

 

콜라 열매

 

 

 

탐바쿤다에서 점심을 먹은 후 계속 동남쪽으로 이동한다.

 

목적지인 케도구 조금 못 미쳐 동서로 흐르는 감비아Gambie강을 만난다.

 

우기인 여름은 물론 건기인 겨울에도 감비아 강은 여간해서 마르지 않는다.

 

 

감비아 강

 

세네갈 중부 탐바쿤다에서 남부 지방인 케도구로 가려면

 

동에서 서로 누워있는 감비아 강을 건너야 한다.

 

마을 사람들은 감비아 강 주변에서 빨래도 하고 몸도 씻는데....

 

 

 

감비아 강변 마을의 장날

 

 

           마침 이 날 강 인근 마을에서 5일 장이 열렸다.

 

여느 시골 장처럼 옷가지와 그릇 등 생필품과 밭에서 가꾼 농작물을 주로 판다.

 

그런데 시장 한쪽 좌판에 다소 낯선 열매가 눈에 띈다.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열매로 보랏빛과 흰빛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

 

얼핏 보기엔 조금 큰 완두콩처럼 보이기도 한다.

 

콩 같기도 하고 과일 열매 같기도 한 그 보랏빛 열매를 사람들은 한 줌씩 사서 생짜로 우물우물 씹는다.

 

궁금하지 않을 리 없다. 좌판에 슬쩍 다가가 묻는다.

 

"이게 뭐죠?"
 

“콜라!!!!....”

 

 

 

콜라열매를 담은 자루

 

 

콜라!....

 

말로만 듣던 콜라 열매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못생겼군....

 

그다지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좌판 주인이 하나 먹어보라고 내민다.

 

콜라 열매만큼이나 동양인이 신기했던 게다.

 

오드득... 첫 느낌은 껍질 덜 깐 생 밤 같다.

 

떫기는 땡감 같고 쓰기는 밤의 속껍질 같다.

 

얼굴을 찌푸리며 오만상을 짓자 좌판 주인은 재미 들렸다.

 

콜라를 하나 더 건넨다.

 

거기다 꾀죄죄한 동양인을 본 시장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들어 졸지에 구경거리가 된다.

 

이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

 

콜라 좌판 주인이 선심으로 준 덤까지 깨문다.

 

입안이 떫다 못해 화한 느낌이 감돈다.

 

‘아 이게 오리지널 콜라 맛이군...앞으로 지나친 콜라를 자제할 것 같은데...’

 

 

 

마실나온 젊은 아낙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긴걸까?...

 

떫지만 끝 맛이 개운하다. 

 

뭔가 고소한 것 같기도 하고...

 

음 중독성이 좀 있겠는데...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다 털어 보니 우리 돈으로 약 500원.

 

주인에게 동전을 내밀자 좀 실망스런 표정으로 열 개 남짓한 콜라 열매를 내민다.

 

하루 종일 먹을 땅콩이 한 봉지에 50원이니 콜라는 제법 호사로운 군것질거리 임에 틀림없다.

 

떫지만 묘하게 감기는 그 무엇이 콜라 열매에는 있다.     
   

 

길에서 콜라열매를 파는 아이

 


13세기에 북아프리카에 전해진 이 열매에는 커피콩에 두세 배에 달하는 카페인과 콜라닌이

 

들어있어 아프리카에서는 최음제와 흥분제로 쓰인다.

 

물론 탄산음료 콜라는 이 콜라 열매 추출물로 만든다.

 

원래 중독성 있는 음식이 모두 그렇듯 첫 맛은 시고 구리다.

 

그러나 이 고통(?)만 넘기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아프리카에선 손님이 오면 이 열매를 반으로 나누어 함께 씹는다. 환영과 화해의 의미다.

 

카페인이 다량 들어있기 때문에 피곤하고 지칠 때 먹으면 힘이 난다.

 

반짝 정신이 드는 것이다.

 

불현듯 콜라가 왜 핑크색도 아니고 오렌지 빛도 아니고 비장한 검은색을 띄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콜라를 먹고 머리가 잠깐 좋아진 탓이다.

 

누가 콜라열매 같은 보랏빛 음료는 마시겠는가? -_-;;;;

 

콜라의 오묘한 맛은 당연히 검은색이 압도적으로 어울린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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