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땅콩 만세

하피즈 2011. 11. 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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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콩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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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무데서나 땅콩을 판다.

한 줌에 50원. 흔하고 싸다.

그런데 땅콩을 먹으면 목이 멘다.

기름이 많고 퍽퍽해 뒷맛이 썩 안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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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서 몇 푼 안 되는 땅콩을 팔러온

검은 눈의 아이들을 냉정하게 외면한다.

마치 땅콩 과민 반응이라도 가진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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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땅콩이 천지다.

탐바쿤다에는 산처럼 땅콩이 쌓여있었고

그 땅콩들 대부분은 과거 자신을 지배했던 

식민제국으로 팔려나가고 질이 좋지 않는 것들만

세네갈 현지에서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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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땅콩 맛이 더 쓰고 불량해 보인다.

 세네갈에서는 프랑스 식민 시절부터 땅콩을 심었다고 한다.

땅은 뜨겁고 거칠었지만 뜨거운 날씨 덕분에 땅콩은 잘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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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찌꺼기로 만든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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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은 영양이 많아요.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도 가축 사료로도 쓰지요. 나쁜 기름으로는 비누도 만들어요.」

  80년대 초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시인이자

세네갈의 초대 대통령이기도 했던 레오폴드 세다르 셍고르는

전 국민에게 땅콩 심기를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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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을 팔아 이웃나라에 수출해 그 돈으로 쌀도 사왔다.

땅콩은 세네갈의 복음이자 가난한 자를 배불리 먹일 빵이었다.

너도 나도 악착같이 땅콩을 심으며 열심히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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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월이 지나 ...중국과 미국에서 더 맛나고

질 좋은(?) 땅콩을 더 싼값에 시장에 내놓았다.

사람들이 일일히 손으로 심은 땅콩 값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다.

대규모 농장과 화학비료로 재배하는

땅콩과 처음부터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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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에서는 영양 넘치는 땅콩을 비만의 공적으로 몰기도 했다.

그래도 세네갈 사람들은 땅콩을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아무리 뜨겁고 메말라도 땅콩은 사람의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더 많은 열매를 맺으며 튼튼하게 자랐다.

그럴수록 땅콩 값은 더 떨어졌다.

그리고 세네갈 농부들은 땅콩을 심을수록 가난해졌다.

농사를 지을수록 희망이 사라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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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무데서나 땅콩을 판다.

한 봉지에 50원.

땅콩을 먹다 보면 목이 멘다.

퍽퍽해서  땅콩이 목에 걸려서...

세상에는 땅콩 때문에 슬픈 나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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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는 생각보다 가까운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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