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쿠바 여행- 호세 마르띠 공항

하피즈 2012. 6. 6. 04:20

 

어쩌면 쿠바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나라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하다. 체 게바라, 혁명, 시가, 피델 카스트로, 살사, 쿠바여인, 헤밍웨이, 모히또, 하바나 클럽, 올드카 그리고 캐러비안 ... 그 중 단 하나만으로도 여행자의 심장은 터질 듯 두근댄다. 쿠바에 대한 실망은 거꾸로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반증이기도도 하다. 쿠바는 그렇게 그들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터무니없는 상상과 무모한 억측, 분홍빛 환상과 악의적인 음해로 덧칠해진 나라다.

 

 

 

쿠바에어에서 사용하는 구 소련 비행기

 

2012514일 오후 2. 멕시코시티 후아레스 공항에서 쿠바에어를 타고 아바나로 떠난다.

 

 

 

꾸바 혁명 직후 까스트로 사진(자료)

 

 

현재 쿠바는 5911일을 시점으로 정확히 둘로 구분된다. 혁명 이전의 가장 자유롭지만 부패한 시간, 혁명 이후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지만 궁핍한 시간들...결국 쿠바도 타의로 또는 자의로 스스로를 보호했던 봉쇄의 시간을 풀고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쿠바를 본 세상 사람들 보다 다시 세상을 보기 시작한 쿠바노들에게 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나는 쿠바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여행자는 다른 의미로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여행을 통해 내가 남과 다름을 이해하고 다른 남을 봄으로써 다시 나를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쿠바는 어쩌면 자본주의의 변경이지만 최전선에 해당하는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다르게 이해하는 방식이 될 지도 모른다.

 

쿠바에 오기 전 궁금했던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1. 현실 사회주의는 어떤 모습인가? 정부 중심의 계획경제와 시장중심 경제가 겹쳐지는 모순은 실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2. 사회주의 국가를 여행한다는 것... 중국과 베트남을 여행했지만 형식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할 뿐 현실 사회주의를 포기한지 이미 오래다. 즉 시장경제 자본주의 국가를 여행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얼마나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통치 체제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차이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최악의 국가 중 하나다.

3.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대표되는 쿠바 음악의 맨 얼굴...

4. 기타...헤밍웨이와 그가 남긴 흔적 및 사진으로 표현하는 쿠바노의 일상.

 

 

 

공항에서 나와 본 쿠바의 첫 모습

 

 

 

 

 

S# 1 호세 마르띠 공항

호세 마르띠는 쿠바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쿠바의 독립운동 지도자다. 한국으로 따지면 김구 선생과 비교된다고 할까? 한국에는 김구의 동상이나 그의 이름을 딴 거리 또는 광장을 찾아볼 수 없지만 쿠바에는 어느 도시나 호세 마르띠라는 이름을 가진 광장과 거리를 만날 수 있다.

호세 마르띠 공항은 시내와 15km 쯤 떨어져 있다. 버스나 대중교통 편 따위는 없다. 아니 있어도 외국인들에겐 알려주지도 않고 이용할 수도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하는데 처음부터 호된 바가지를 써야한다. 일반적으로 25~35cuc(1cuc=120020126월 기준)

차후 실물 경제를 자세히 기술하겠지만 35쿡은 쿠바에서 엄청난 돈이다.

주머니가 빈약한 관계로 약간의 잔머리를 썼다.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입국장에서 2층 출국장으로 올라가 아바나로 돌아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아바나에서 공항까지는 일반적으로 15쿡이기 때문에 아바나로 돌아가는 택시는 15쿡 이하로 흥정이 가능하다. 요행히 10쿡에 흥정해 아바나까지 올 수 있었다.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3페소짜리 체 게바라 동전

'조국 아니면 죽음을Patria o Muerte...'라는 글귀가 보인다.

1965년 체가 쿠바를 떠나며 까스트로에게 보낸 편지의 끝 구절이다.

Hasta la victoria siempre patria o muerte...  

 

S# 2 cuc 또는 모네다moneda

쿠바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가장 혼란을 느끼는 부분이다. 쿠바는 쿡과 모네다라는 두 가지 종류의 화폐를 쓴다. 쿡은 엄밀하게 말해 돈money가 아니다. 일종의 외화 교환권이다. 쿠바 정부는 90년대 초 달러 등 외화유통을 전면으로 금지 시킨 후 달러와 1:1 비율로 쿡, 즉 컨버터블 페소를 발행했다. 물론 정확히 1:1이 아니라 1:0.9(:달러)정도로 교환해주기 때문에 쿠바 정부는 외화 교환을 통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남긴다. 외국인 여행자는 공식적으로 쿡을 사용해야 하지만 자유롭게 모네다를 사용할 수 있다.

모네다는 쿠바의 정식 화폐다. 쿡과 모네다의 환율은 1=25모네다 로 고정되어 있다. 바꿔말하면 1달러에 25 모네다란 뜻이다. 두 가지 화폐 모두 지폐와 동전을 발행한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지폐의 경우 쿡은 색깔이 다양하고 건축물이 인쇄되어 있다. 모네다는 갈색톤의 단조로운 색깔에 화폐에 쿠바의 인물들이 인쇄되어 있다. 동전은 쿡은 모두 은색에 8각 모양을 갖고 있으며 거의 새것에 가깝다. 반면 쿡은 전통적인 원형이며 은화(은빛)와 동전을 병행해 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1=12001모네다=50원이다.

쿠바에서 쿡과 모네다는 단순하게 화폐 단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쿠바가 가진 이중경제의 모순, 즉 외화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대외경제와 지하경제(정부가 아니라 시장이 가격을 결정하는 경제)대표하는 쿡과 공식경제(정부가 가격을 결정하는)는 모네다로 대표된다. 사회주의지만 자본주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쿠바의 모순이 이중 통화제도로 집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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