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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이 도시에는
사람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지만
정작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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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허술해 임자없는 집들
그 어두운 구멍 안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가고
또 나오기를 되풀이 하지만
정말 사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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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건물들이 허물어지듯
사람들의 생활도 한 귀퉁이에서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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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거주민들은
미련없이 정말 아무런 미련없이
암시장에 시민증을 팔아먹고
야음을 틈타
낡은 트렁크에 때에 찌든 중절모를 쓰고
바다 건너 달아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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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구석구석에 찌든 지린내와
수도 없이 싸지른 척추 동물의 배설물들과
남겨진 것이란곤 50년대 미국제 자동차 밖에 없는
이 징글맞은 도시를 떠나
검은 구멍같은 집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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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사람들이 남긴 창에는
판자를 덧씌고 못질을 하고
조금씩 그런 구멍을 메워가며
매일 시드는 꽃처럼...
아무도 앉지않는 의자처럼
검은 멍드는 아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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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바나에는
내일 떠날 것 같은 사람들이
배급소 앞에
줄을 길게 서서
허술한 시간을 꾸역꾸역
메워간다.
지린내가 참으로 인상깊은 도시
아바나...
순정조차 더럽게 피곤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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