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지린내는 참 진국!...아바나

하피즈 2012. 6. 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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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이 도시에는

사람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지만

정작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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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허술해 임자없는 집들

그 어두운 구멍 안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가고

또 나오기를 되풀이 하지만

정말 사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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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건물들이 허물어지듯

사람들의 생활도 한 귀퉁이에서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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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거주민들은

미련없이 정말 아무런 미련없이

암시장에 시민증을 팔아먹고

야음을 틈타

낡은 트렁크에 때에 찌든 중절모를 쓰고

바다 건너 달아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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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구석구석에 찌든 지린내와

수도 없이 싸지른 척추 동물의 배설물들과

남겨진 것이란곤 50년대 미국제 자동차 밖에 없는

이 징글맞은 도시를 떠나

검은 구멍같은 집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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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사람들이 남긴 창에는

판자를 덧씌고 못질을 하고

조금씩 그런 구멍을 메워가며

매일 시드는 꽃처럼...

아무도 앉지않는 의자처럼

검은 멍드는 아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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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바나에는

내일 떠날 것 같은 사람들이

배급소 앞에

줄을 길게 서서

허술한 시간을 꾸역꾸역

메워간다.

지린내가 참으로 인상깊은 도시

아바나... 

순정조차 더럽게 피곤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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