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장거리의 불곡예
오랜 여행의 끝... 그리고 귀환
아무래도 낯설고 생경스럽다.
공항에서 다시 듣는 모국어가 그렇고
지나칠 정도로 매끈한 길이 그렇고
야무진 도시의 불빛이 그러하다.
시장좌판
서울이 크게 변한 것도 아니다.
여느 도시가 그렇듯 가끔은 맨 얼굴의
작부처럼 뻔뻔한 얼굴을 혹은
싸구려 분내가 풍기는 화사한 봄빛 같은 얼굴을 하지만
그런 표정들이 아직도 익숙치 않다.
내 얼굴엔 여전히 초대받지 못한 손님의 어색함이
그리고 겸언쩍음이 남아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그런 어색함은
여행이 깊고 짙었던 이유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집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래 도시에서 생존하는데 타고난 소질도 없고
굳이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새벽 빵굽는 여인, 타클라마칸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여전히 불편하다.
돌아온지 5일 만에 겨우 휴대폰을 다시 살렸다.
몇차례 세상과 소통을 한 후 여행보다 세상이 더 고되고 피곤했다.
사막의 소년들
단 일주일도 안되 후회할 것을 왜 돌아왔을까?
이번 여행은 유난히 이상하게 힘들었다.
누군가 나를 반겨 줄 사람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남부 스페인의 물가와 태양은 아주 가혹했다.
산티아고를 가면서 마음이 편안해졌고
걷는 동안 사람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타클라마칸은
지독하게 황량했다.
사막의 아침
많은 장기 여행자들은 여행에서 돌아온 후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때로는 불안의 원인을 찾지 못해 다시 떠나곤 한다
일종의 여행 후유증, 중독의 징후다.
이 병에 효과적인 타미플루 같은 것은 없다.
꾹 참고 버티거나 아니면 다시 밖으로 뛰쳐나가는 도리밖에...
대개 전자의 경우다.
밥벌이의 엄중함 때문이다.
또 언젠가 떠나기 위해 미친 듯
돈울 버는 사람도 있고
간혹 그 간극이 너무나 커서 휘청대는 이들도 있다.
여행은 때로는 단비 같지만
그 비가 너무 오래되면 우울한 장맛비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그 길고 멜랑코리한 장마의 터널 끝에 서성댔다.
사막의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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