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산티아고

<까미노 여덟번째 이야기> 스페인의 붉은 눈물, 라 리오하

하피즈 2009. 11. 29. 16:34

 

라 리오하 지역의 포도밭

 

 

스페인에서는 포도주를 비노Vino라고 한다.

스페인 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사실이지만

물보다 흔한 것이 비노, 즉 포도주다.

작은 상점에서도 한국에서 소주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는 포도주 진열대는 빠지지 않는다.

스페인 포도주는 맛도 맛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병에 든 값싼 포도주는 대략 2유로(우리 돈으로 5,000원 정도)

심지어 1리터 팩에 든 포도주는 0.6유로부터 시작하니 

말 그대로 물보다 포도주가 더 싼 셈이다.

그렇다고 맛과 풍미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와인하면 프랑스를 떠올리지만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몰라도

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와인이 입에 더 잘 맞는다.

이 두 나라는 프랑스 보다는 위도상으로 남쪽에 위치해

일조량도 풍부할 뿐 아니라 고온 건조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당분 함량이 매우 높다.

질좋고 맛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추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와인이 해외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스페인 사람들이 너무나 와인을 사랑한 나머지 국외로 수출할 분량이

없다는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사람들 사이를 오고간다.

 

 

이라체에 있는 와이너리에 마련된 와인꼭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북부 피레네 기슭까지 크고 작은 포도밭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모두 품질 좋고 맛좋은 와인을 생산하지만

그 중에서도 라 리오하 지역의 포도주는 가장 유명하다.

푸엔테 라 레이나에서 에스텔라를 거쳐 로스 아르코스에 이르는 순례길은

포도주로 유명한 라 리오하 지역을 관통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라체라는 마을의 와이너리에는 

순례자들이 포도주와 물을 마실 수 있는 꼭지가 마련되어 있다.

누구든 이 곳에 오면 포도주와 물을 마실 수 있다.

포도주의 맛 뿐 아니라 술  인심도 무척 후한 동네다. 

 

 

 

 

황톳빛 붉은 대지와 드높은 푸른 하늘,

그리고 붉은 눈물처럼 와인 글라스에 맺히는 비노...

무엇하나 빠질 수 없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는 내내 매일 밤 식탁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비노가 등장했다.

이같은 와인의 향연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호사다.

 

 

 

 

라 리오하 지역은 로마시대부터 포도가 재배되었다.

에브로 강 양편에 포도밭이 펼쳐져 있는데

토질은 물론 풍부한 일조량과 비교적 큰 일교차는 포도가 잘 자라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준다.

 

 

 

 

참고로 라 리오하의 와인은 4가지로 분류한다.

Young, Crianzas, Reservas, Gran Reservas가 그것으로

Young은 그 해 또는 2년을 넘기지 않은 말 그대로 신선한 햇 와인이다.

Crianzas는 3년의 숙성 기간을 거쳐, 최소 1년은 통Cast에 보관되고

병에 담긴 지 몇 달 안되는 와인을 말한다.   

Reservas는 최고의 Vintage에 부여되는 것으로 

통과 병에 적어도 3년 이상 숙성시켜야 되고 병에서 숙성된 것도

최소 1년은 통에서 숙성시켜야 한다. 

Gran Reservas는 가장 최고의 빈티지에 부여되는 것으로 통에서

적어도 2년, 그리고 병에서 최소 3년을 숙성시킨 와인을 말한다.

즉, Gran Reservas가 진정한 Velvet 색상의 '신의 물방울'인 것이다.

(최고 등급인 별 다섯개의 빈티지 1982, 1994, 1995, 2001, 2004년이고

별 네개를 받은 해는 1981, 1987, 1991, 1996, 1998년이다.) 

 

 

 

 

 

와인 저장고

 

와인을 숙성시키는 오크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