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산티아고

<까미노 열 세번째 이야기> 무제

하피즈 2010. 4. 10. 15:35

 

 

 

누군가 먹을 것을 길 위에 놓았다. 과자와 해바라기 씨앗들...순례가 시작된 후로 사람들은 문을 열고 먹을 것을 나누며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이 길로 다시 돌아와 밥과 시간을 나눈다. 이상하게도 이 길에선 서로 나눌수록 커지고 많아진다. 행복이 그리고 기쁨이...

 

 

 

 

누군가는 스스로 길잡이가 되고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살아서 궁수자리가 되고 황소자리가 되어 빛난다. 나의 빛을 따라 걷는 순례자가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외로울 때 은밀히 속삭이는 바람이, 어두울 때 발밑 아래 반짝이는 보석이...

 

 

 

오후의 햇살은 농익어 바짝 마른 건초더미 위에 쏟아지고 여행자를 위한 빈 의자에는 오직바람의 자취만 머문다. 신에게 이르는 다섯 가지 길. 믿음과 자비, 기도, 금식, 그리고 메카로의 순례. 이 다섯 가지 길 중 나는 메카로 가는 길을 선택한다. 나는 메카가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그것을 찾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 당신이 찾고 있는 메카는 당신의 마음속에 놓여있다.>라는 아랍 시인의 명쾌한 시구가 내 안에 들어오기까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말처럼 만약 산책의 동반자를 찾는다면 자연과 하나가 되어 교감하는 어떤 내밀함을 포기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