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풍경

섬 속 숲길 걷기- 강화 나들길

하피즈 2011. 2. 13. 15:28

 

강화도 숲

 

 

사람 마음은 변덕스럽지요.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는 여행의 수고로움도 즐거웠건만

요즘에는 대중교통을 여러번 이용해야 한다면 머리부터 가로 젓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쉽게 갈수도 있는데 뭐 그렇게까지 힘들게... 

여행에서도 효율, 비용과 시간을 따지게 된겁니다.

무엇모다 게을러졌기 때문에...ㅡ.,ㅡ...

 

 

 

 

 

전등사로 가는 길에서 도토리묵과 곁들여 막걸리를 마셨던

기억들이 그렇게 멀어졌습니다.

심리적으로 제주도보다 먼 섬, 강화도...  

오는 가는 번거로움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강화도 여행로 여행을 떠납니다.

 

 

강화도 전화

 

 

오랜만에 덕분에 강화도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차를 얻어 탄 덕분이지요.

일행을 기다리기로 약속한 강화 버스터미널입니다.

음... 휴가, 외출 나온 해병들이 눈에 띕니다.

서해 북방한계선이 지척입니다.

 

 

 

터미널 옆 풍물시장

 

 

강화읍 터미널 부근 풍물시장에 장이 섰습니다.

주말 관광객을 대상으로 여는 장으로 보입니다.

잔뜩 웅크려 늦겨울 추위와 맞서려 하지만 입에서는 연신 허연 김이 나옵니다.

하긴 음력으로 따지만 정월 초하루가 갓 지난 한겨울...

동장군이 물러서기에는 철이 이릅니다.     

 

 

 

 

달걀 꾸러미와 양미리 두름이 보이네요. 

구제역으로 신음하는 사이 달걀 값이 다락같이 올랐습니다.

저 같은 주부主夫(?)도 깊은 시름 빠집니다...흐흑...

 

 

 

 

이날 여행길은 강화도 나들길

그 중 <심도역사문화길>이라 불리는 첫 길입니다.

이 길은 강화도 버스 터미널에서 시작해 사진에서 보이는 동문을 거쳐 고려궁지와

북문, 오읍약수, 연미정을 거쳐 월곳 돈대와 갑곶 돈대에 이르는 총길이 18km,

약 6시간이 소요되는 역사 문화 유적 답사 길입니다.  

이 중 일부 구간을 걸었지요.

먼저 강화 버스터미널에서 북쪽으로 올라서면 동문이 보입니다.

 

 

 

 

 

보기 드물게 2층 목조 한식 건물로 지은 성공회 강화성당을 못 본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겨울치곤 구름 한 점없이 맑게 갠 하늘이 위안이 됩니다. 

바로 전날 동해안 지방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지요...

최근 다소 풀린 날씨 덕분에 큰 길에도 눈 내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조금만 산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너의 스타일을 보여주세요!!! ...응?

 

 

 

그늘 진 산 길에는 겨우내 내렸던 눈의  흔적들이 수북합니다.

그래도 사람의 발걸음이 머문 길에는 외줄기 길이 나있습니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온 걸까요? 

신발 바닥이 맨질맨질한 러닝화를 신고 이런 눈길을 걷다니...

생각없이 살면 고생합니다...

 

 

 

 

 

"저..저런 한심한 인간이...쯪쯔..."

백구가 한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야! 임마...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는거지..."

"늘 그렇게 살지 않니?"

"....."

 

 

 

 

 

 

숲 속 오솔길입니다.

섬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런 숲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겨울은 오랫동안 이 곳에 머물고

쌓인 눈 아래 봄은 조용히 움트기 시작합니다.

 

 

 

 

조용하고 나직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늘이 물러 간 자리에 눈이 부서지는 소리들...

햇살이 무너지는 소리들...

 

 

 

 

오읍약수로 가는 북장대였덨가요?

강화읍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길은 다시 숲으로 접어들지요.

 

 

 

 

 

우듬지 사이로 완만한 능선이 보입니다.

다시 길은 숲으로 이어집니다.

산의 정수리에서 이마까지   

참빛으로 단정하게 길을 낸 가르마입니다.

 

 

 

설마.. 벌써 창 밖에 봄이 온건 아닐테지... 

 

 

 

할머니...

 

이 놈의 닭이..

 

 

 

 

 

 

 

제가 함께한 걷기 카페에서 시도제始道祭를 이 날 열었습니다.

음 ... 말하자면 한 해 걷기의 시작이며

건강하고 무사하게 한 해 동안 걷게 해달라는 마음을 담은 행사지요.

이 날 시도제를 열렸던 강화 여해자 도보자 쉼터입니다.

 

 

 

 

 

어느 고사나 마찬 가지지만 주연은 역시 돼지君입니다.

으흠...전국을 휩쓴 구제역 여파로 그야말로 돼지가....

 

 

 

돼지야..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래도 힘을 내렴...그래도 살아내야 하지 않겠니?

 

 

 

 

 

시도제 행사를 마친 후 대산1리 마을에서 준비한

강화도의 명물 "젓국갈비"를 맛볼 차례입니다.

대산 1리 마을회관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동네주민

 

강화도 명물 젓국갈비 상차림

 

 

이 날 맛본 젓국갈비는 안타깝게도 '원조'는 아니랍니다.

원래는 새우젓으로 간을 낸 국물에 돼지 갈비와 무를 넣어 시원한 국물맛을 내는 게

젓국갈비의 참맛이지만 아쉽게도

무 작황이 좋지않아 대신 감자가 대신 들어갔습니다.

무에 비해 국물맛이 텁텁하기 했지만

걸쭉하고 진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무로 맛을 낸 국물보다 좋을 듯도 합니다.

음식이란게 상황에 맞게 때로는 변화하고 

풍토에 맞는 색다른 맛을 내는게 아닐까요? 

꼭 원조를 고집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고구마 전분를 섞어 만든 도토리 묵입니다.

묵의 씁뜰한 맛은 덜하지만 잘 부서지지도 않고

전분의 찰기 때문에 식감도 좋습니다.

 

 

 

 

음...역시  강화도의 명물 순무로 만든 순무김치입니다.

일반 무와는 달리 조금 작고 달달한 맛이 조금 다르지요.

개인적으로 물컹하고 퍼석한 깍두기를 싫어하는 저에겐

입맛에 잘 맞는군요...

알타리무와 일반 무를 반반 섞은 맛이라고 할까요? 

 

 

 

 

 

강화도 막걸리 덕분에 알딸딸해진 취기를 

연미정 겨울 바람에 날려버리고 

강화도 여행을 마쳤습니다.

 

 

(첨부 : 강화 지도와 나들길 코스/ 출처 : 강화나들길 공식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