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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시장과 사회주의...까마구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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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꽃은 시장이다.
반면 사회주의 시장은 독버섯일까?
원칙적으로 말한다면
완고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
아니 존재해서는 안되는 당위의 문제.
상품의 가치는 시장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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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내륙도시
까마구에이Camaguey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아바나로 북상하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쿠바에서 3번째로 큰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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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구에이는
16세기 초반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이 곳에 도착해
(서구에서는 발견이란 용어를 쓰고
있지만 이는 서구인의 오만한 시각일 뿐...)
일곱 개의 언덕이 둘러 싼 이곳에
도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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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처음부터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했는데
빗물을 받는데 사용했던 항아리가 바로
사진에서 보는 티나호네스Tinajones다.
가끔 미국 가수이름으로 착각해 '티나존스'라고
하는 사람도 잇다...
이 티나호네스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흙항아리를 본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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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티나호네스는
까마구에이의 상징이다.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도시의 여기저기를 굴러다니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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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퇴물은 티나호네스 뿐은 아니다.
19세기 중반 스페인 인이 건설한 철도와
역사도 세월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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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 오래된 사무실은
동네 노인들의 쉼터가 되었다.
그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향수에 젖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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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5시 45분에
멈춰서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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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프 라이터도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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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엔 침묵이 고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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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화물열차를 운행하는
역무원들 덕분에
까마구에이역은 겨우 온기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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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남쪽으로 내려가면
본격적인 까마구에이 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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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풍경과는 달리
도시는 상당히 활기찬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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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와 같은 도시를 걷다보면
길을 잃기 쉽다.
그런 혼란스러움이
이 도시의 매력이라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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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dral de nuestra senora de la candelaria
신 고전주의적 양식의 파사드와 그리스 양식의 건축물들은 다른 라틴 아메리카의 도시들과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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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와 목축으로
부를 축적한 이 도시를
그 유명한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이 도시를 탐냈다고 하는데...
바다에서 50km나 떨어진 내륙인데다
도시가 미로처럼 복잡해
도시를 방어하는데 매우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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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고려대와 신촌을 오가는 버스도 만날 수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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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조사 중인
쿠바 여인들을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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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수선하는 노인, 젊은이는 그의 아들겸 조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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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산 작은 배낭이
찢어지는 바람에
노인에게 수선을 맡겼다.
수선비는 10모네다...약 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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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상점인 보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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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도시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다른 쿠바 도시와는 다른 활기찬
상업적 풍경이다.
중심가로 가면 제법 다양한 구색을 갖춘
대형 전자제품 매장과 백화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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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코아의 야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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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이 물건을 사고 파는 가게들은
아주 영세하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경제 용어를 빌리자면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 형성되기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서구 자본주의는 본원적 자본 축적을 통해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의 자본주의적 경제 토대를
갖추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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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ado agropecuario El 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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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이오 시장은 쿠바에서는 보기 드물게
민간이 중심이 된 재래시장이다.
물론 아바나에도 상당히 현대적인
상업지구가 형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역시 정부나 외국 자본(중국 등)이 주도한
시장이다. (자연발생적 시장이 아니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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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니 플래닛에서는
쿠바에서 단 하나의 시장을 봐야한다면
바로 이 까마구에이 시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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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인근 농가에서 생산된
잉여 농수산물이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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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는 대략 100여개 정도...
품목에 따라 구역이 나누어져 잇다.
제 철이 아니라 거래되는 상품의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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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활기찬 곳은
육류를 거래하는 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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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간혹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아마도 더 좋은 품질의 고기를
더 싼값에 사기위한 경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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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원적 욕망을 무시
아니 경시한 댓가...
사회주의 실패의 근본적 원인을
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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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얼마나 많은 고기와 돈이 필요할까?
사람들은 그다지 착하지 않아...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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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하면
내 이익에 큰 피해가 없을 때만
착한 척 할 뿐이지...
욕망에 이익에 자유로운
사람을 그다지 많이 볼 수 없었다고
나는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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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도 채워도
만족되지 않는 인간의 허기는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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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가 말한 윤리적 사회주의 인간형은
단순한 이상에 불과한지...
나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그리고 포기할 수없는 의문을 갖고
쿠바를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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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돼지는
내일의 돼지 고기다."
1968년 파리의 함성을 기억하며...
배 고픈 돼지처럼 살 것인가?
배부른 돼지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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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도 쿠바노들은
좀더 값싸며 큰 피자를 사기위해
긴 줄을 선다.
맛 따위는 그들에겐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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